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 5기 수료 후기

TABLE OF CONTENTS

해당 포스팅은 이전에 운영하던 깃허브 블로그에서 옮겨온 게시글입니다.

1. 서론

이 포스팅은 주관적인 감정과 생각으로만 작성했다. 오롯이 필자가 느낀 점만 기술할 것이며, 절대 함께 교육받았던 5기 교육생 전체를 대표하지 않음을 일러두고 적어가겠다.

오늘로써 코드스테이츠의 AI 부트캠프 과정이 끝났다. 더운 여름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추운 겨울 퀭한 눈으로 마치게 되었다. 성인이 된 후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온전히 모든 일과를 공부로 채웠던 경험이 전무하기에, 이렇게 하고 싶은 학습을 함에 행복하기도 하였고, 굳은 머리 굴리느라 힘들기도 하였다.

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 심사 결과 합격 안내

중간에 잠시 버티지 못하고 하차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아 남들보다 빠르게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그로 인해 다행히 수료하자마자 스타트업의 데이터 엔지니어로 출근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시작한 거 끝을 보잔 성격에 출근일을 수료일 뒤로 미루어 다행히 부트캠프를 수료까지 깔끔하게 마칠 수 있었다. 7개월을 달렸는데 못 쉬고 바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살짝 아쉽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대하며 지내고 있다.

자세한 후기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필자의 배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등학교 과정이 끝나자마자 해군 부사관에 입대하게 되었고, 9년 차로 작년 3월에 전역하여 개발자로의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외국어 회화 능력도 없고, 자격증도 고등학교 때 따뒀던 정보처리'기능사'와 워드프로세서가 전부이다. 말 그대로 고졸+비전공+무스펙 쓰리 콤보이다. 이 정도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 Good

2.1 커리큘럼

사실 코딩도 처음이고 유사 교육도 처음이기 때문에 정답은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겠지만, 처음 무언가를 학습할 때는 뭘 먼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의 커리큘럼은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컴퓨터 사이언스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필자가 서서히 스며들고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건 탄탄한 커리큘럼이라고 생각한다.

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를 통해 나아갈 수 있는 직무는 크게 나눠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엔지니어, 머신러닝 및 딥러닝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이 있다.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며 흥미나 적성을 느끼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좋았다. 아 물론 필자같이 빠르게 정하다 보면, 관련이 없는 커리큘럼에서는 흥미를 잃고 학습을 소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데이터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작업 당시

서울시 기상 별 확진자 수 예측 프로그램 화면

2.2 동기

혼자 공부를 하다 보면. 특히, 필자같이 한 가지를 진득이 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에 있어 폭주 기관차 같은 성격을 가졌다면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하나의 목표를 갖고 달리기란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코드스테이츠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기들이 있기에 서로 의지해 가며 수월히 학습해 나갈 수 있다. 같은 목표를 가졌고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기에 좋은 친구가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 필자가 꼽은 코드스테이츠에서의 가장 훌륭한 수확물이 바로 여기서 만난 친구들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기였던 교육 당시 세션이 끝난 뒤 줌(ZOOM)을 통해 진행했던 회식

친해진 동기들과 우리집 옥상에서 단체 사진

2.3 빠른 학습

사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사람마다 학습 스타일이 굉장히 다를 텐데, 필자는 이론적으로 깊게 공부한다기보다 일단 해보면서 부딪혀 보는 스타일이다. 7개월 만에 주니어 엔지니어가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코드스테이츠의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양을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해 내야 한다. 필자의 경우 교육 초반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밥 먹고 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모두 학습에 사용하였으며, 후반부쯤 매일 밤을 새우고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학습하는 형태를 오래 유지했다. 물론 주말도 학습을 그만둘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하루에 해야 할 양을 놓쳐버리면 과부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었다. '스라밸'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어찌 보면 힘들 수밖에 없는 교육이다.

하지만 필자가 장점에 카테고리 한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필자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활화산처럼 활활 타올라 금방 해버려야 한다. 질질 끌며 오랫동안 붙잡아야 하는 방식은 필자에게 맞지 않는다. 이런 성격이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 취업까지 이어졌다고 감히 생각한다.

3. Bad

3.1 강의 자료

자기 주도적 학습을 메인으로 걸고 과정이 진행된다지만, 기본적인 강의 자료가 굉장히 아쉬웠다. 커리큘럼마다 질이 굉장히 들쭉날쭉했고, 훌륭한 실무자들을 데려다 놨지만, 가르치는 것엔 영 소질이 없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모를 수밖에 없다.',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로 회유를 시도하며 넘어가게 하지만, 필자로 하여금 넘어가면 배운 것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라 그런가 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타 유료 동영상 강의를 결제하여 학습해 보니 너무나도 강의 수준의 차이가 심했다. 후반부에 들어가서는 코드스테이츠에서 제공하는 교육자료는 쳐다보지도 않고, 커리큘럼에 맞춰 유료 동영상 강의로만 학습하는 필자를 볼 수 있었는데, 인당 2,000만 원인(물론 국비를 지원받는다고 해도) 교육에서의 이런 경험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강의자료 외의 것을 짚고 넘어가자면, 하루에 두 번 Q&A 시간이 주어진다. 그 순간이 코치와 학생들이 조우하게 되는 유일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도 매 섹션마다 코치의 역량이 너무 들쭉날쭉하다. 사실 이 부분은 코치들도 힘들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게, 정말 기본적인 것조차 검색도 시도하지 않고 무더기로 질문을 난사해 버리는 교육생이 존재하기에, 질문하는 방법을 지속해서 주지시킬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형태 때문에 오랜 시간 해결 못 한 질문을 했을 때도 '구글링 해보셨어요?'라는 답변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엔 Q&A 시간에 질문을 아예 해버리기가 싫어지고, 그 시간이 아까운 시간으로 전락해 버린다. 어떤 코치는 속 시원히 대답해 주는 반면, 어떤 코치에겐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개개인의 역량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가 없다. 실제 코치진들이 앞 기수 수료생들로 구성된 부분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점점 코드스테이츠의 교육 컨텐츠에 기대하지 않게 되고, 결국 필요한 수료증만을 위해 꾸역꾸역 출근하는 필자를 볼 수 있었다.

3.2 관리의 어려움

코드스테이츠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실무에서 반드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여기서 시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 커뮤니케이션이 교육생들끼리에만 한정된다. 크루들과 교육생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불만족스러웠다.

한 기수당 60명 가량의 교육생이 존재한다. 당연히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필요 지식은 인터넷에서 찾아본다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실무자의 조언이다. 맨투맨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구할 수가 없기에, 다른 창구를 통해 실무자들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헬프 데스크나 Q&A 시간이 있음에도 결국 많은 문제 해결은 학생들끼리 도와줄 수밖에 없게 된다. 매 섹션, 거의 한 달마다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코치들에게 피드백 받을 수 없고 동기들끼리만 진행한다. 실무 경험이 있는 크루들이 보완할 점을 말해 줬다면 굉장히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동기들끼리의 거리는 가까워지는 반면, 크루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감을 느꼈다. 어찌 보면 모든 과정이 비대면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실례로, 부트캠프 과정 마지막에는 4주 동안이나 진행하는 기업협업이 준비되어 있다. 실제로 현업 데이터를 사용해 보며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누구나 기대하는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필자가 속했던 기업 같은 경우, 회사의 문제로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는 일이 생겼다. 결국 마지막 4주가 끝나갈 때까지 데이터를 전달받지 못했다. 필자의 경우는 취업 준비를 준비하는 데에 모든 시간을 썼지만, 이 기간이 절실한 동기들에게는 굉장히 아까운 4주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협업 회사에서도, 코드스테이츠에서도 딱히 관심도 없어 보였고, 관리가 전혀 안 됨을 한 번 더 느꼈다. 특히나 필자 같은 '극한의 효율충'에게는 쓸모없는 테스크에 시간을 쏟고 싶지 않았기에, 두 차례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내비쳤지만,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 제출하게 함이 극도의 스트레스로 내몰았던 적도 있다. 필자가 필요한 수료증을 위해 까라면 깠다.

4. 총평

7개월 동안 울고 웃었다. 몸이나 심적으로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가파른 성장에 행복도 느꼈다. 위에서 나열한 장단점을 모아보니 추천한다, 비추천한다는 말이 어렵다. 정말 개개인이 본인의 현재 상태와 본인의 학습 스타일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해보니 개개인들의 학습 속도가 너무나도 달랐다. 빠르게 학습하여 치고 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따라갈 수 없어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도 많았다.

혹시나 데이터 엔지니어를 꿈꾸는 사람이 이 포스팅을 본다면, 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만으로 커리어 전환을 무조건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여기에서만 배운 지식으로는 많은 회사의 직무 요건을 맞출 수 없기에, 바쁘디바쁜 교육 상황 속에서도 추가로 학습이 필요했다. 필자의 경우 7개월 과정을 진행하며 타 교육 기관의 2개월 과정을 두 번이나 병행했다. 웬만한 멘탈과 체력으로는 쉽지 않은 길임을 일러두고 싶다.

취업 현장에 부딪히며 경험한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말은, 사실 데이터 직군 자체가 저학력자나 비전공자 신입이 취업할 수 있는 문은 그리 넓지 않았다. 필자가 지원한 모든 회사가 3년 이상 경력이었으며, 다행히 그나마 실력을 주로 보는 데이터 엔지니어의 경우, 경력직 티오임에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신입을 뽑아준 거였다. 솔직하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머신러닝, 딥러닝 엔지니어에 관심도 굉장히 컸지만, 현실적으로 앞서 언급한 직무는 고졸인 필자가 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미미했기에 데이터 엔지니어를 준비하는 수순이 자연스러웠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본인이 얼마큼 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만약 필자의 동생이라면 학력이 중요한 직무를 도전하는 것에 무조건 비추천할 것이다.)

부트캠프 기간중 마련한 광기의 데스크셋

4.1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

  1. 개발 경력, 코딩 교육이 전무한 사람
  2. 이론보다 실습이 중요한 사람
  3. 7개월간 여가생활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
  4. 비대면 학습이 좋은 사람
  5. 집에 혼자 둬도 알아서 집중할 수 있는 사람

4.2 굳이 추천해 주고 싶지 않은 사람

  1. 전공자이며, 이력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아는 사람(교육이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큼)
  2. 실습보다 이론이 중요한 사람
  3. 대면 수업이 좋은 사람
  4. 교육 외 다른 일도 해야 하는 사람
  5. 핑프

이것이 코드스테이츠에서의 마지막 회고라 생각하고 다 적고 나니 뭔가 시원섭섭한 감정이 몰려온다. 이러쿵저러쿵 말은 많았지만, 결국 코드스테이츠 덕분에 커리어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음은 사실이라 생각한다. 이 포스팅을 볼 사람은 아마 국비 지원을 알아보는 사람들이거나, 현 교육생, 수료생일 텐데 다들 정말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또한 필자가 수료한 기수의 경우, 비교적 신설된 과정의 앞기수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의 교육 상황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개선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아무튼 이젠 교육생의 포스팅이 아닌, 실무자의 포스팅으로 찾아오게 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길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커밋하겠다. 당신도 나도 화이팅!

합격 통보 사진

Comments

멋있다...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동기였습니다 ;-)
또 동기부여 받고 갈게요!!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회사에서도 화이팅하세요!!!

2022년 1월 30일 11시 53분

Yoonmin Lee

감사합니다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ㅎㅎ!

2022년 2월 3일 21시 9분

멋져요..

안녕하세요.
저도 비전공, 무스펙 2콤보이지만 교육 듣고 취업해 배워나가고 있는 입장입니다.
분석가로 취업해 2년이 되어가지만 DE에 관심이 생겨 공부하던 중 블로그 글을 보고 동기부여 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ㅎ

2023년 2월 18일 18시 16분

Yoonmin Lee

댓글 감사합니다! 같이 힘내서 열심히 달려갑시다! :)

2022년 2월 21일 21시 7분

전상혁

이직맘먹고 윤민님 글을 읽고 동기부여받고 더 좋은 곳으로 원하던 직무로 이직성공했습니다.
앞으로도 윤민님의 글을 간간히 와서 읽어볼거같아요. 고맙습니다~

2022년 8월 2일 15시 26분

Yoonmin Lee

정말 너무 멋있습니다!
저로 인해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하니 저 또한 너무 뿌듯하고 기쁩니다! 🥹
앞으로도 행복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ㅎㅎ

2023년 8월 2일 17시 42분

귤귤

글 잘읽었습니다!! 추가적으로 공부셨다던 타교육기관 2개월 과정명이 궁금합니다..!! 이부분은 국비 지원을 받지 못했던 건가요??

2023년 3월 6일 14시 10분

Yoonmin Lee

안녕하세요 ! 답변드리겠습니다 :)
현재는 과정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패스트 캠퍼스 플랫폼에서 "실시간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Spark & Flink"와 "데이터 엔지니어링 올인원 패키지"를 수강했었습니다.
두 과정 모두 지금은 사라졌지만, 패스트 캠퍼스 데이터 엔지니어링 파트에 비슷하면서도 더 괜찮은 강의들은 많더라구요 ㅎㅎ
두 과정 모두 개인 사비로 진행했습니다 !

2023년 3월 7일 2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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