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회고

TABLE OF CONTENTS

1. 개요

2023년도 벌써 끝이 났다. 연말연시가 되면 다음 연, 반기, 분기, 월, 주에 대한 플랜을 모두 짜야 하므로 계획 세우기 바쁘다. 나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삶을 지향하는데, 더욱 알차게 시간을 관리하기 위하여 플래너를 적극 작성하곤 한다.

플래너에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것보다 리뷰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엇을 얼마큼 했는지 측정해 봐야,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발전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 년간 플래너를 작성 해보니 계획을 짜는 것 보다 회고를 통하여 뒤를 돌아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요즘이다. 노션 플래너에 일, 주, 월, 반기, 분기, 연으로 나눠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리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요긴히 기록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해당 양식도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공유하고 싶다.

이에 따라 2023년도 열심히 회고하고, 이 아티클을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2. 개발

데이터 엔지니어라는 개발자 커리어로 2년 차를 치열하게 보낸 해이다. 한 해 동안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생각이 들기에 개발 토픽으로 회고의 포문을 열고 싶다. 어떠한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그리고 어떤 성장과 발전이 존재했는지 적어 내려가고 싶다.

2.1 ChatGPT

2023년의 회고에 OpenAI의 ChatGPT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연초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인 GPT의 등장으로 떠들썩하던 때를 기억한다. 출시 직후 호기심이 많은 나는 바로 사용해 보았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그 효용성을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특히 개발자라는 직업에서는 GPT가 가히 혁신의 무기가 되었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GPT 도입을 통해 파이썬(Python) 언어에서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비약적으로 키운 것 같다. 모든 사내 프로젝트에서 효율적인 클린 코드 작성뿐 아니라, 복잡한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등 어려운 로직도 척척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이 블로그 역시 GPT의 도움 없이는 현재의 완성도에 이르기 어려웠을 것이다. 파이썬뿐 아니라 SQL 쿼리 퍼포먼스도 좋아졌다. 이를테면, 비개발자 동료들의 사용성을 위해 동적 쿼리를 제작할 당시, 500줄이 넘는 복잡한 SQL 쿼리를 작성해야 했던 사례에서 GPT의 도움은 파격적이었다. 물론 GPT가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전적으로 해결해 주진 못한다. 하지만 어떻게 질문하느냐와 그 답변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2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7년 차와 맞먹을 것이라는 주제넘은 소리도 우스갯소리로 했다. GPT 덕분에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 소요가 단축됐기 때문에 작업량의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2023년 한 해 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 또한, 1년 차에 진행한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코드 리팩토링 및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일부는 GPT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어 문제 해결력이 떨어질까, 걱정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높은 수준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이 직업에서 효율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받게 되고, 이를 통해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와 관련된 영역에서는 GPT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물론 활용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초반부터 GPT를 활용했기 때문에, 더 나은 답변을 얻기 위한 질문법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게 된 것 같다. 개발 영역뿐 아니라 공부와 아이데이션에도 GP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욱 GPT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다. GPT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여기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GPT를 개발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블로그에 연재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많은 사람이 어떻게든 활용해 보았으면 좋겠다.

2.2 프로젝트

2.2.1 개인 프로젝트

2.2.1.1 플라스크 기반 블로그 제작

새롭게 개인 블로그를 직접 개발하여 오픈했다. 이와 같은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먼저, 내가 다루고 싶은 이야기와 컨텐츠에 초점을 맞춰 최선의 전달 방법을 직접 만든 블로그를 통해 구현하고 싶었다. 또 디자인과 기능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거의 무제한의 자유도를 갖고 싶었다. 더 나아가 서비스 기획부터 애플리케이션 배포, 서버 운용,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평생에 걸쳐 지속해서 진행해 보고 싶었다.

프론트엔드나 백엔드 관련 지식이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이번 기회로 웹 서비스에서 문제 해결 능력뿐 아니라 추가적인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싶다. 블로그 개발과 오픈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아티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인 블로그의 메인 화면

플라스크 프레임워크를 통해 자파(Zappa)로 배포했다. 머릿속으로 구상한 프로덕트의 실물이 나온 걸 보니 굉장히 황홀하다. 심지어 현재 이 회고도 내가 만든 블로그 웹사이트에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새삼 신기하다. DB 구성부터 UX/UI 디자인, 댓글 기능, 다크 모드 기능, 좋아요 기능 등 완성도 높은 결과를 위해 약 3주를 개발에 몰입했던 것 같다. 점심시간뿐 아니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진행했다. 개발자로서 개발 블로그를 하나 만들고 배포하여 운영한다는 것은 꽤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뿌듯함을 그대로 평생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2.2.1.2 즐거운 성향 테스트 사이트 '식스테스트' 배포

2021년 회고에서도 작성했지만, 내 개발자 경력의 시작은 심리 테스트 사이트 배포가 동기였다. 그 당시 심리 테스트 사이트를 배포하기 위해 정말 모자란 지식과 실력으로 Node.js와 Express를 기반으로 웹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 배포도 heroku라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했었다. 참 구리고 느렸던 것 같다. 비전공자의 첫 결과물인데 말할 것도 없다. 구글 애드센스도 탈락하여 카카오 애드센스를 붙였던 기억이 있다.

서비스하기에는 아직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본격적인 개발 공부를 시작했었다. 개발 시작의 동기대로라면 프론트 혹은 백엔드를 공부했어야 할 테지만, 어느새 나는 데이터 엔지니어가 되어 있었다. 빅데이터를 컨트롤하는 것도 물론 흥미롭고 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과거의 시작을 다시금 상기하고, 지금의 실력과 지식으로 제대로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

즐거운 성향 테스트, 식스테스트 메인 화면

그리고 비교적 손쉽게 식스테스트라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발보다 힘든 건 컨텐츠 생산이었다. 테스트 컨텐츠를 인스타 스토리에 공유하게끔 예쁘게만 만들면 알아서 불특정 다수가 스토리에 공유하고, 많은 사람에게 자연 바이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이런 테스트를 진행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에 대해 더욱 알고 싶을 것이 분명한데, 내용이 너무 부실한 탓일 것 같다. 이젠 좀 더 컨텐츠에 집중해 보려 한다. 실질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양질의 정보를 얻어가게끔 말이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잠시 일시 정지 상태인데, 열심히 심리와 성향에 관해 공부하고 언젠가 새로운 컨텐츠로 도전할 것이다.

신사역 앞에서의 코딩

이제 개발은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회사 일 뿐 아니라 개인 프로젝트를 위해서도 노력을 쏟았다. 어디서든 앉을 자리만 있다면 노트북을 꺼내 시도 때도 없이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여유로운 삶도 좋지만, 이렇게 바쁘게 살아본 삶도 만족과 보람을 줬다.

국회의사당 뷰 카페에서의 코딩

2.2.2 사내 프로젝트

2.2.2.1 Trend Watcher

2022년 회고에서도 언급한 'Trend Watcher'를 2023년에도 메인 프로젝트로 리딩했다. 프로젝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커머스 플랫폼의 트렌드와 제품 분석을 위해, 카테고리별 제품 랭킹 및 상세 정보를 데일리로 수집하는 ETL(Extract, Transform, Loa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동적 대시보드까지 생성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초기 타입보다 거대한 변화가 있었던 덕분에, 확실히 큰 성장을 경험했다.

기술 관점:

먼저 기존의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을 리팩토링했다. 이 리팩토링을 통하여 데이터 수집 시간을 23시간에서 5시간으로 대폭 줄였고, 이는 월 약 253,000원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시간과 비용에 대한 복잡도를 낮춰가는 것에 흥미와 뿌듯함을 크게 느꼈다.

기존의 문제점은 위처럼 상당히 복잡했다. 필자의 실무 지식 한계로 인해, 실제 분석 비즈니스에 활용될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에 한계가 있었고, 도메인에 대한 전문성도 낮았으며, 파이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던 SQL을 가졌었다. 또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유용하지 않은 데이터 분석 환경으로 사원들의 사용도가 낮았고, 특히 분석 자유도가 굉장히 떨어졌으며, 세부 분석이 불가능했다.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프로젝트 담당자인 나의 실무 지식 한계를 ChatGPT로 해결했다. 경험이 중요한 데이터 엔지니어링에서 1년 차임에도 시니어급 파이프라인 설계와 SQL 쿼리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 분석을 소화하기 위해 분석 대시보드에 제공할 만큼만 잘라 DB화하여 전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양은 늘어났고, 분석 대시보드 전시용 배치 작업 시간도 지속해서 상승했다. 최종적으로는 18시간이 소요됐고, 전시를 위한 쿼리 시간 또한 지연됐다. 그 당시 쌓인 모든 데이터를 대상으로 쿼리하는 로직은 시도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분석을 한 번 하는데 대시보드 전체 로딩 시간이 약 1시간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에 대응하기 위해, Amazon Athena를 도입하여 S3를 다이렉트로 분석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기존 데이터를 파티션 분할함으로써, 아무리 긴 분석에도 1분 미만의 쿼리 시간으로 단축하는 놀라운 결과를 달성했다.

as-is: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심자의 복잡한 파이프라인 → 하나의 프로그램에서 에러 발생 시 전체 에러

to-be: 심플하고 다른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성이 대폭 상승한 파이프라인

위와 같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모든 분석 토픽을 SQL 쿼리로만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백엔드에서의 추가 작업이 단 하나도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자유도 측면에서 굉장한 이점이 생겼다. 분석 기간, 카테고리 등의 파라미터의 다양한 필터링 옵션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빠른 대시보드를 구축했다. 이 개선을 통해 분석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어서 보다 나은 기술을 지속해서 연구하여, 최대 효율로 S3 디렉터리를 최적화한 후 Athena의 'Partition Projection'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쿼리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다. 전체 쿼리 시간이 약 1분 30초에서 약 30초로 단축되었다. 또한 파티션 관리의 필요성이 없어졌다. 기존에 데이터 적재와 동시에 파티션 로드를 진행했기 때문에 복잡함이 존재했는데, Partition Projection을 통해 이 절차가 제거되었다. 쿼리도 간결해지고, 파티션에 대한 스토리지 요금도 사라졌기 때문에 작업 간소화와 비용 절감을 실현했다.

대시보드에서도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있었다. 대시보드는 특히 비개발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리대시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사용자가 더욱 편리하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사용성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시보드 가이드에서 각종 파라미터를 선택하면,

각종 분석 토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사용성의 확대만큼, 기능적으로는 복잡해졌다. 처음에는 약 100개의 복잡한 쿼리가 필요했다. 만약 쿼리의 기능이나 분석법에서의 변경이 필요하면, 모든 쿼리를 수정해야 했기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소요됐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쿼리 리팩토링을 진행했다. 분석 토픽과 범위에 따라서 서로 다른 테이블을 쓰거나 일부 쿼리만을 사용하더라도, 최소한의 쿼리로 통합하는 과정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84개의 쿼리를 단 4개의 쿼리로 간소화했고, 인프라 관리와 유지보수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져왔다.

분석 정확도 향상 관점: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분석 정확도 향상에도 중점을 뒀다. 가진 데이터로부터 최대한의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존 데이터로는 간단하게 평균 순위만 산출하더라도 혼란이 야기됐다. 실제로 혼란을 넘어 잘못된 정보가 도출됐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자세한 사항은 회사의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획기적인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현재 가진 데이터를 수동으로 풍부화시켜 세부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제품을 대표하는 정보를 수동으로 라벨링 하여 인사이트를 극대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수많은 제품이 존재하는 탓에 이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라벨러 알바를 고용했다. 누군가를 고용하고 컨트롤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다행히 잘 해낼 수 있었다. 나의 원츠와 라벨러의 실질적인 작업에 대한 싱크를 맞추기 위해 지속해서 커뮤니케이션하며 노력했고, 그 결과로 원했던 작업물을 얻을 수 있었다.

라벨러분께 제공한 가이드라인 일부

작업량과 시간 분배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했다. 신제품 기획 일정에 최대한 맞춰 유연하고 빠르게 풍부해진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조정하며, 예정된 제품 개발 기획 시 부터 분석할 수 있도록 인도했다. 또한 목표한 카테고리를 2달 안에 모두 완료할 수 있었으며, 지속적인 팔로업을 통해 2023년이 끝나기 전 주요 카테고리를 모두 작업할 수 있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작업이 끝난 후에는 신제품에 대한 라벨링 절차를 안정화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구현한 라벨링 시스템의 일부

최대한 데이터 무결성을 지키기 위해, 라벨링 시스템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구현했다. 목록의 값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세팅했다. 또한 신제품을 감지하여 추가하는 작업, 작업이 완료된 제품에 대해 DB화를 진행하는 과정도 모두 자동화하여 구축했다. 작업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높이려고 노력했다. 사람이 진행하는 작업은 실수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각종 휴먼 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확인 절차를 모든 파이프라인 사이사이에 추가했고, 이는 더욱 높아지는 정확도로 이어졌다.

위 두 가지의 작업을 통해 굉장히 높아진 정확도와 더욱 좋은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사내 최고의 무기로 만들기 위해 칼을 가는 듯한 경험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데이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으며, 알바를 고용하고 효율적으로 컨트롤한 경험 또한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문제 해결 관점:

하반기에 플랫폼의 대규모 카테고리 구조 변경을 겪으며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인 이유는 기존 데이터를 기준으로 모든 로직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카테고리별 순위에 대한 데이터를 적재하기 때문에, 카테고리의 변경은 크리티컬한 문제였다. 하지만 다행히 해결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인즉슨, 제품 풍부화 작업 시 '마이크로 카테고리'라는 것을 제품마다 자체적으로 적용하여,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가장 낮은 단위의 카테고리를 할당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원래 마이크로 카테고리 안에서의 분석을 위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작업을 통해 플랫폼에서의 카테고리가 어떻게 범주화되더라도, 단일 마이크로 카테고리 기준으로는 과거 데이터를 참조하여 끊임없는 랭킹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로직을 제작할 수 있었다. 로직을 어떻게든 연결해 오랜 시간이 걸린 과거 적재 데이터를 헛되이 만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라고 생각하는데, 훌륭히 해결해 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 한 달이 소요되었고, 기존 계획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입사 이후 처음으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그냥 하자(Just Do) 정신으로 이겨내었고, 지금은 기분 좋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새로운 도메인으로의 확장:

기존 도메인을 넘어 새로운 도메인으로 확장했다. 진행했던 내용의 확장이라 그런지 비교적 쉽게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제품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적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약 20만 개의 아이템에 대해 개별 페이지에서 수집을 진행해야 했다. 결국 월별로 적재하기로 했고, 약 6일간 쉬지 않고 누락 없이 적재하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에러율 0%에 달성할 수 있었다. 만약 수집 중 IP가 막히면 AWS EC2 인스턴스를 자동 재부팅 하여 IP를 변경하는 식으로 자동화 로직을 구축했는데, 성공적으로 동작했다. 이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이 더욱 향상되었다고 느꼈다.

이 또한 대시보드를 생성했는데, 도메인 특성상 아이템이 너무 많아 카테고리마다 450위까지만 적재했다. 이에 따라 순위 분석의 정확도가 약간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 특성을 고려하여 구간별 점수 부과식으로 분석 환경을 세팅한 경험이 있다. 어떻게든 최대의 정확도를 갖게 해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만들어가려고 집착했던 것 같아서 뿌듯하다.

2.2.2.2 유튜브 인플루언서 선정 지원 프로그램 제작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준 동시에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했다. 바로 유튜브 인플루언서 PPL 마케팅을 위한 유튜버 선정 지원 프로그램 개발이다. 일반적으로 유튜버 선정은 보통 직감에 의존한 정성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하지만 데이터 집착의 핵심 가치를 지닌 우리 회사에서는 만족할 수 없었고, 데이터 기반의 정량적인 접근을 통해 인플루언서 선정에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핵심은 유튜브 API를 결합하여 구글 스프레드시트 기반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특정 키워드를 통한 유튜버 추출과, 해당 유튜버의 성과 지표를 계산하여 시트에 정리해 제공한다. 데이터 수집 및 취합 과정은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데, 편한 알림을 위해 슬랙 ID를 입력하여 데이터가 준비되면 자동으로 슬랙을 통해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만약 사람이 직접 진행한다면, 특정 키워드를 분석하고, 유튜브의 다양한 영상과 채널을 일일이 클릭하며 데이터를 정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줌으로써, 시간과 노력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

추가로 사용자가 추적하고자 하는 유튜브 채널을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해당 채널의 성과 지표를 수집하고 계산하여 표시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지속해서 각 유튜버의 성과를 추적하고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업무의 속도가 중요한 상황에서, 유튜버를 입력하는 즉시 거의 모든 성과 지표를 30초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서버를 24시간 구동하여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사용자가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업무를 진행하는 마케터는 궁금한 유튜버에 대한 정보를 즉시 보고 싶을 것이란 니즈를 반영했다.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작업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유튜브 API의 할당량 제한이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복 호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채널 ID와 같은 모든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할당량 사용을 최소화했다. 더 나아가, 모든 성과 데이터를 7일간 저장한 후 자동으로 삭제하는 로직을 통해 불필요한 호출을 방지했다. 또한 구글 스프레드시트의 할당량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프레드시트 작업의 모든 코드에 재시도 메커니즘을 추가하여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했다.

절차 자체는 심플해 보이지만, 솔직히 프로젝트 작업 당시엔 귀찮고 복잡하고 힘들었다. 사실 초반에는 나열된 유튜버에 대한 성과 정리를 하루에 한 번만 스케쥴링하거나, 키워드에 대한 유튜버 추출 요청이 들어왔을 때만 작업해서 드리는 방식을 고려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속도가 중요할 텐데, 하루에 한 번 작업한다면 오래 걸려서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필요할 때마다 우리 팀에 요청해야 했다면 귀찮음이 컸을 것이다. 오로지 사용자의 편의성만을 위해 아무리 귀찮아도 모든 자동화를 이뤄냈고, 그 결과 배포 후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내가 리소스를 투입할 일이 없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단계에서 내가 조금만 귀찮고 힘들면, 미래의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가 편해진다는 교훈을 깨달았다. 이 프로젝트는 유튜버 선정에 많은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프라 관리나 유지보수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큰 성공이라고 느낀다. 개발자로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느낀다.

2.2.2.3 유튜버 협업 영상 성과 측정

PPL(Product Placement)을 위한 적절한 유튜버를 선정하고 협업을 진행했다면,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 또한 2022년에 진행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2023년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기존의 문제를 짚어보자면, 일단 PPL 건마다 별도의 프로그램 스케줄링이 필요했으며, 이에 따라 귀찮음과 업무 효율성 손실이 상당했다. 또한, PPL 담당자의 번거로움(PPL 계획 → URL 단축 → 크리에이터 공유 → 크리에이터 적용 → 데이터팀 공유 등)이 컸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PPL 케이스였다. 예를 들어, 제시간에 업로드를 진행하지 않거나, 사측에 공유된 링크로 업로드하지 않거나, 업로드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시계열 데이터의 초기 적재에서 누락을 야기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완전 자동화를 구현했다. 이는 최소한의 인풋(간단한 PPL 계획 정보)만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개선된 로직은 다음과 같다:

  1. 한 시간마다 콜라보 건들의 업로드 정보를 확인
  2. if 업로드 날짜가 한 달 전부터 업로드 예상 일자에 해당한다면:
    • if 콜라보 건의 컨펌 URL 확인 → 있다면:
      • 그 컨펌 URL에 대한 영상 정보 수집
    • else 없다면:
      • 모든 임시 URL을 가져와서 해당 URL에 대한 영상 정보 모두 적재
        • if 최초로 적재한다면 영상에 대한 최초 정보 테이블에도 적재

이 로직을 성공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유튜브 API의 에러가 없는 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데이터 누락 없이 100% 적재율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젝트 ER 다이어그램

성공적인 로직 개발을 위해 데이터 중복 최소화와 데이터 무결성 확보가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촘촘한 관계형 스키마 설계에 착수했다. 현대 개발 환경에서는 시간 효율성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적인 스키마 설계는 자주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 보기로 했고, 유기적으로 설계를 진행하며 많은 재미와 뿌듯함을 느꼈다.

크리에이터 협업 정보 input 페이지 구현

더 나아가 궁극의 편의성을 위해 크리에이터 협업 정보 입력 페이지를 구현했다. 이 페이지는 협업 정보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값을 통일된 형식으로 작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크리에이터 협업에 대해 컨펌되지 않은 URL 확인 페이지 구현

또한, 크리에이터 협업에 해당하는 URL 컨펌을 통해 데이터 적재를 용이하게 했다.

매일 아침 협업 영상 선택 항목 전송

매일 아침 협업 영상 선택 항목을 자동으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협업 영상의 관리가 더욱 쉽고 편해졌다.

크리에이터 협업 영상 성과 측정 대시보드 일부

마지막으로, 업그레이드된 파이프라인과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시보드를 구성했다. 최대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로 구성했으며, 대시보드 연동도 모두 자동화하여 수동 입력이 전혀 필요하지 않게 했다. 이러한 전체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 해결에 전적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었고, 엄청난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2.2.2.4 사내 URL 단축 서비스 제작 및 배포

유튜브 PPL 영상 성과 측정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URL 단축 및 리다이렉션 기능 구축을 진행했다. 유튜버와 협업을 진행할 때, 일반적으로 협업 아이템에 대한 랜딩 링크를 기재하곤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지표인 클릭률(CTR)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비틀리나 보라 등의 외부 서비스를 이용해 URL을 단축하고 클릭 수 등을 측정해야 한다. 기존 우리도 외부 서비스를 사용하며 클릭 수를 크롤링하는 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URL의 생김새가 이쁘지 않고, 외부 서비스의 제작 방식을 따라가야 하며, CTR 외 다른 추가 정보(IP 기반 지역 정보, 기기 정보 등) 수집을 위해서는 프리미엄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점이 존재했다. 이런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직접 URL을 단축하고 리다이렉션하는 기능을 구축해 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사내 URL 단축 서비스 메인 페이지

AWS Lambda와 빠른 NoSQL 서비스인 DynamoDB를 활용해 URL 단축 및 리다이렉션하는 API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도메인도 우리 브랜드 네임을 토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움 뿐 아니라, 신뢰성과 브랜딩도 강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사내 URL 단축 서비스 단축 페이지

초기에는 유튜브 협업에서만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분명 전사적으로도 활용 니즈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전사에 배포하기로 했다. 쉽게 핸들링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Flask 웹 프레임워크와 Zappa, AWS Lambda를 기반으로 하는 서버리스 웹앱을 제작했고 이 API를 연결하여 배포했다. 최대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으며, 커스텀 URL 지원, 한글 URL 기능, 태그 기능, 클릭 수 추이 확인 기능 등을 갖추어 다른 외부 서비스에 뒤지지 않는 기능을 제공했다.

사내 URL 단축 서비스 관리 페이지

클릭 수 추이에 대해서는 리대시 대시보드를 제작하여 배포했다. 국가, 운영체제(OS), 브라우저 통계를 제공하며, 회사 네트워크를 제외하여 정확한 값도 확인할 수 있게끔 설정했다.

사내 URL 단축 서비스 클릭 통계 대시보드 일부

사내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웹앱 형태로 배포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도 있었지만, 몰입하여 단 이틀 만에 모든 것을 구축했다. 그만큼 간단한 형태 이긴 하지만, 사내에 첫 기술 스택 적용했다는 점에서 큰 뿌듯함을 느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복잡함이나 번거로움에 지지 않고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구현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2.2.2.5 리뷰 분석

어떻게 성공한 프로젝트만 있을쏘냐. 당연히 아쉬운 프로젝트도 존재한다. 바로 리뷰 분석 프로젝트이다. 난 프로덕트 리뷰의 중요성에 대해 큰 가중치를 둔다. 제품의 성공은 소비자의 피드백에 크게 의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리뷰를 분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 차례 시도했다.

첫 번째 문제는 리뷰 수집 과정에서 발생했다. 모든 제품의 리뷰를 수집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공간적 리소스가 필요하다. 초기에 설계한 리뷰 적재용 크롤러는 그리 똑똑하지 못하게 설계됐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에러로 인해 리뷰 수집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리뷰를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다 보니 이를 보수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유지보수와 관리에도 충분한 리소스를 할당해야겠다는 점을 깨달았다.

두 번째 문제는 데이터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데이터라는 것이 어떻게든 많기만 하면 무조건 좋을 줄 알았다. 리뷰 작성자의 사용자 정보를 필터링하여 적재하는 프로그램을 욕심에 의해 개발했지만, 실제로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하지 못했다. 적재만 해놓으면 어떻게든 인사이트를 뽑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초기 수집 데이터로 분석해 보니, 유용성을 찾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었다. 결국, 수집부터 분석까지 프로젝트를 드랍하게 되었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었다. 물론, 데이터를 뜯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던 부분이기에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좀 더 유용성을 깊이 있게 고려한 후 수집 프로그램을 고도화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프로젝트였다.

앞서 GPT에 대해 입이 닳도록 칭찬했지만, 마지막 문제는 GPT 활용 프로젝트에서의 실패이다. 제품 개발팀에서 리뷰에 대한 분석을 모두 아이볼링을 통해 수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GPT를 크게 신뢰하고 있었기에, 적재한 리뷰를 OpenAI API로 리뷰 분석 서포터를 제작하면 어떨지 생각이 들었다. GPT로 리뷰 토픽에 대한 태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리뷰 추세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유용한 태그를 생성하며 핏하게 개발해 나갔다. 하지만 정확도가 아쉬웠는데, 이는 GPT-4 버전을 사용했다면 괜찮았겠지만, 비용 문제가 컸다. 약 10,000개의 리뷰를 분석하는 데만 약 10만 원의 비용이 부과됐다. 이 때문에 반드시 GPT-3.5 버전으로 개발에 성공해야만 현업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결국, 3.5 버전에서 예상만큼의 정확도 향상이 없어 프로젝트는 일시 중단된 상태이다. 추후 AI 기술 발전이나 비용 감소가 이루어진다면 다시 진행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문제 해결에 실패한 케이스로 남아있다.

반면에, 쇼피 리뷰 크롤링 프로젝트에서는 성공적인 경험을 했다. 쇼피라는 해외 판매 플랫폼에서 리뷰 데이터를 크롤링하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봇 탐지 시스템으로 인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회 방법을 찾아내 성공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고, 구글 API를 통해 번역하여 제품 개발팀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한 페이지의 크롤링을 위해 2일이라는 시간을 들인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만큼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2.3 성장

물론 프로젝트의 연속이었지만, 프로젝트 외적으로 경험한 성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고객 최우선과 커뮤니케이션: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최우선으로 반영하려는 자세를 가졌다. 복잡한 작업 과정에서도 실사용자의 입장을 생각하며,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거나 편의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사용자의 요청을 즉각적으로 처리하기보다, 필요성과 방향성을 고민하고 처리하는 자세도 가져야겠다는 반성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는 협업 팀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실제 필요를 도출하고 비즈니스적 능률을 향상했다고 느낀다.

사내 기술 인프라 향상 및 비용 절감:

사내 기술 인프라의 향상과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두었다. 모든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보수적으로 비용과 시간 복잡성을 세밀하게 계산하여,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착수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방법을 배웠다. 지속해서 탐색하고 도입한 가성비 좋은 서비스들은 사내 개발 환경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AWS 클라우드 기반 활용 능력의 강화도 중요한 성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모든 프로젝트가 클라우드에서 운용되면서 처음에는 미숙했지만, 경험도 쌓이고 집요하게 파고들다 보니 점차 익숙해졌다. IAM을 통한 보안 관리와 서비스 위기 지표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클라우드 활용 능력이 크게 향상된 한 해이다.

3. 계발

3.1 독서

2023년도 독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열심히 읽으려 했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고 느낀다. 현재 살고 있는 집과 회사의 도어 투 도어 소요 시간이 한 시간 반으로, 왕복 세 시간이 소요된다. 출퇴근 이동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그래서 무조건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고 책을 꺼내 읽는 습관을 들였다. 비록 요즘은 지하철 좌석에 앉게 되면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독서량이 이전보다 줄긴 했지만, 이러한 습관 덕분에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노션에 정리된 2023년에 읽은 독서 리스트

한 해 동안 읽었던 책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 심플하게 산다
  3. CODE 코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숨어 있는 언어
  4.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
  5.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6. 빅 매직 - 두려움을 넘어 창조적으로 사는 법
  7. 별게 다 영감
  8.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9. 신경 끄기의 기술
  10. 럭키 드로우
  11. 도둑맞은 집중력
  12.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13.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14. 스틱!
  15. 인간 욕망의 법칙
  16. 디스 이즈 브랜딩(진행 중)

연말, 책으로 만든 눈사람

올해도 역시 노션을 활용해 독서 기록을 관리했기 때문에 간단한 분석을 통해 현황 파악을 해보고자 한다. 총 16권, 5,988페이지를 읽었다. 이 중 7권은 외국인 작가의 책으로, 전체 책의 약 44%를 차지한다. 책의 주제 분류를 보면, 경제경영 6권, 자기계발 6권, 에세이 3권, 인문학 2권, 사회과학 1권, 마케팅 1권, 컴퓨터 1권, 소설 1권을 읽었다. 확실히 2023년은 성장 욕구 때문인지 경제 경영과 자기계발을 많이 읽은 것 같다. 평균 별점은 4.02점이었으며, 'CODE 코드'에 가장 높은 5점,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에 가장 낮은 2.8점을 부여했는데, 아마 책이 어려워서 그랬던 것 같다. 총 295,200원어치의 책을 읽었지만, 실제 지출 금액은 140,568원이다. 이는 회사 복지 혜택, 선물, 중고 구매를 통한 절약 덕분이다. 책을 읽은 총기간은 212일로, 1년의 58%를 독서에 할애했고, 평균적으로 한 권을 읽는 데 약 15.14일이 걸렸다.

딱히 큰 인사이트는 없지만, 이러한 간단한 분석을 통해 독서 습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유용하고 재미도 느낀다. 매년 꾸준히 기록해서 추세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놓고도 읽지 못한 책이 아직도 수두룩하지만, 올해는 카테고리를 편식하지 않고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싶다.

그나저나 브랜딩 관련 책을 3권이나 읽었다. 어디에 꽂혀서 3권이나 읽었을까? 아래 토픽에 집중해 보자.

3.2 브랜딩

2023년은 브랜딩이라는 것을 접하고, 흠뻑 취해 몰두했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3.2.1 사내 아카데미

6월경 사내에서 학습과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팀장급 사원 몇 분의 퍼실리테이터를 필두로 다양한 아카데미가 개설됐다. 사실 처음엔 다섯 가지 아카데미 중에서 특별히 관심 가는 주제가 없었다. 그저 시간이 낭비될 것이란 걱정과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많아 묻어가기 좋을 것 같다는 이유로 AI 주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인원이 너무 많아 다른 곳을 선택해달라는 인사팀의 부탁으로, 흔쾌히 다음으로 관심이 있었던 '브랜드와 일'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내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매월 4시간씩 진행된 이 아카데미에서 브랜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시작했다. 사실 예전부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만든 경험도 있다. 과거 디자인 문구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한 경험 있었지만, 그 꿈을 어느새 잊고 살았다. 첫 수업부터 브랜딩에 대해 큰 매력을 느꼈고, 다시금 열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가장 첫 주제로 퍼스널 브랜딩을 다뤘다. 이를 통해 나에 대해 깊게 탐구할 수 있었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한 좋은 기회였다. 이를 토대로 '나'라는 브랜드, 혹은 내가 만드는 브랜드가 세상에 전할 수 있는 독특한 이야기가 무엇일지 고뇌하기 시작했다.

퍼스널 브랜딩을 진행하며 찾은 나를 표현하는 단어(내적 자기 관리)와 관련된 이미지들

브랜딩 아카데미는 사내 아카데미 중 가장 적은 인원인 6명과 함께 진행했다. 두 번째 수업에서는 6명의 인원이 각자의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나온 '나를 표현하는 3가지 단어'와 그것에 어울리는 이미지, 영상, 책, 영화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비슷해 보이는 인간들이 참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신기하게 우리 아카데미 팀만 수업 이후 회식을 매월 진행했다. 그 덕에 모든 인원과 친해질 수 있었고, 아카데미와 브랜딩에 더욱 푹 빠지는 계기가 되었다.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브랜딩에 대한 이해를 넓힌 이후, 이것을 어떻게 다른 브랜드로 디벨롭할 수 있을지 명확하게 구체화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브랜드를 통해 판매할 물건이나 컨텐츠 등을 고민했고, 브랜드 이름과 미션, 비전 등을 생각해 냈다. 더 나아가 비즈니스 캔버스 모델링을 진행해 보며, 전문적으로 브랜드를 기획해 나가는 과정도 접할 수 있었다.

호기심으로 인해 단순하게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흥미로 점점 뾰족해질 무렵 아카데미는 3개월 만에 종료하게 되었다. 과정 의도와 개인별 학습 니즈 대비 실제 효과가 낮거나 업무 시간에 지장이 갔기 때문이고, 시급하고 중요한 이슈가 많은 회사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처음 내가 가진 불만과 우려가 딱 들어맞았지만, 난 '브랜드와 일' 멤버들과 이 스터디를 앞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쉬웠다.

아카데미는 종료됐지만, 브랜딩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브랜드와 일 퍼실리테이터인 패션사업팀장님으로부터 홍성태 저자의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이라는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되었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브랜딩에 대한 깊은 연구와 실제 적용 사례 등을 배우며, 신기하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흥미를 많이 느꼈다. 이 책을 독파한 뒤엔, 여러 브랜딩 책을 추가로 접했다. 여러 권 읽다 보니 이제 어느 정도 모든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고, 지금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는 단계가 됐다고 생각한다.

3.2.2 사내 TF

우연히도 아카데미가 종료됨과 동시에, 회사 내에서 브랜딩 고도화 태스크포스(TF) 모집 공고가 있었다. 이미 브랜딩에 큰 흥미를 느끼고 푹 빠져있던 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TF에 지원했다. 자연스럽게 열정을 가진 채 임했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브랜딩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 머릿속을 가득 메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노트에 기록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했다. 결국 TF 미팅에서 방향성에 대한 제언 PT를 진행할 기회가 주어졌고, 내 의견이 일부 반영되어 TF는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이 과정에서 인정도 받을 수 있었고, 뿌듯함과 성취감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더불어 연말에는 인스타그램 고도화 TF에도 참여하여 브랜딩 관련 요소를 더욱 고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이 경험을 발판으로 브랜딩을 지금까지도 심도 있게 파고드는 중이고, 퍼스널 브랜딩 역시 잘 해내고자 하는 동기가 되었다.

3.2.3 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촬영한 '시현하다' 프로필 사진

2023년은 브랜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한 해이고, 브랜딩이 단순한 마케팅 기술이 아닌, 내 존재와 활동 전반에 적용되어야 할 필수 요소로 인식하게 됐다. 내가 배운 브랜딩의 원칙과 기법을 사회에서의 나, 회사에서의 나, SNS의 나,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만드는 작업물에도 모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적용해야겠다는 생각했다. 꾸준히 갈고 닦아 브랜딩 분야에서도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메시지를 찾고, 그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매체를 고민하고 있다. 결국 이런 고민과 실천이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믿는다.

2024년에는 이러한 고민과 실천을 더 발전해 나가고 싶다. '계발하는 개발자'로 정리한 나의 아이덴티티에 걸맞은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며, 내 이야기와 컨텐츠로 인해 단 한 명에게라도 동기 부여와 삶의 도움이 되기를 꿈꿔본다.

3.3 영어 공부

영어 스피킹 앱 '스픽'의 9월 불꽃 기록

영어를 능숙하게 스피킹하고 싶은 욕망은 거의 평생에 걸쳐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꾸준하지 못했고, 실력도 항상 벙어리급으로 멈춰 있었다. 그러던 중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중국 파트 동료의 권유로 '스픽'이라는 서비스를 접해보았고, 일주일 무료 체험 후 정기 결제를 하며 꾸준히 이 앱을 통해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요즘은 스픽에 대한 광고를 많이 접하기도 해서 약간은 유명하기도 하고, 그들이 소구하는 'AI 튜터' 기능에 효용을 느꼈을 거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난 그저 기초적인 세션 수업이 좋았던 것 같다. 한 세션에 10분 미만의 시간이 소요되고, 한 번 배운 표현을 정말 오래도록 복습시키고 말하게 하다 보니까, 익숙해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호흡 자체가 짧으니, 하루에 한 번 진행하는 것이 전혀 무리가 없었고, 출석부 같은 '불꽃' 제도를 운용해서 꾸준함을 도와줬다. 중국 파트 동료와 대결하며 하루라도 안 하면 10만 원을 내는 내기도 하며 꾸준해지려 노력했다(근데 내가 30만 원이나 냈다). 최장 기록은 88일 동안 쉬지 않고 진행했는데, 100일도 못 채워서 아쉽다. 쉬는 날에는 진행이 어려운데, 이번 연도는 꼭 습관으로 자리잡히길 기대해 본다. 실제로 외국인과 대화할 때 조금은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느꼈는데, 스픽의 영향을 톡톡히 경험한 것 같다.

3.4 운동

2023년에도 운동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특히 헬스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회고를 위해 사진첩을 뒤적이다 보니, 오운완과 바디 체크 사진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헬스에 미쳐 살았구나 실감했다.

3.4.1 헬스

가장 열심이었던 1월의 운동 인증 기록

월별 운동 횟수를 돌아보면, 1월에 23회로 가장 활발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횟수가 줄어들었다. 2월 14회, 3월 18회, 4월과 5월 14회, 6월 10회로 점차 감소했고, 7월부터 9월까지는 9회, 10월과 11월은 13회, 그리고 12월 12회의 운동을 기록했다. 연간 총 158일을 헬스에 매진했다.

추세 자체는 월별 운동 횟수가 줄어듦을 확인할 수 있다. 초반에는 만약 약속이 없으면 무조건 헬스장을 찾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는 운동 이외의 다양한 일이 많아져서 양보하기로 했다. 최소 주 3회 운동을 목표로 세웠지만, 항상 지키진 못했다. 특히 회사의 재택근무가 사라지면서, 시간 관리에 애를 먹었고, 아쉽게 운동 횟수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운동 시간이 줄어든 만큼, 다른 방식으로 체력 관리에 힘썼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일상에서 모자란 운동을 채우려 애썼다. 이런 상황을 인지한 후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바로 매일 운동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굉장히 쉬운 목표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에겐 쉽지 않은 꿈이다. 현재는 퇴근 후 운동하면 바로 취침에 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운동 외의 다른 목표를 위해 조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사를 통해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면, 매일 진행하는 습관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2024년에는 꼭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다.

2023년의 최종 몸 상태

3.4.2 등산

관악산 정상에서의 인증 사진

2023년은 헬스에만 집중한 해였는지 등산 기록이 많이 없다. 딱 관악산과 계양산, 두 군데를 다녀왔다. 등산을 다니는 목적에 대해 2022년 회고에 작성했는데, 돌아보니 산행을 많이 못한 것 같아 아쉬운 기분이 든다. 등산이 주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상기하며 2024년에는 꼭 등산을 더욱 많이 다니고 싶다.

3.4.3 프리다이빙

개천절에 프리다이빙 훈련 당시 태극기와 함께 촬영한 수중 사진

2023년에는 프리다이빙 훈련을 1회 다녀왔다. 아마 올해를 마지막으로 프리다이빙이란 운동은 꾸준히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한 번 훈련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야만 하고, 개인적으로 프리다이빙을 통해 얻는 이점을 크게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쉽긴 하지만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 자격증을 땄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며, 이제 추억 속으로 남겨둬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언젠가 시간적 여유가 넘치는 날, 다시 만나길 고대해 본다.

3.4.4 클라이밍

클라이밍 체험 당시 촬영한 영상

새로운 운동으로 클라이밍을 도전해 보았다. 이전부터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와중, 회사 사원 중 한 분이 클라이밍 고인물이셔서 따라가서 배웠다. 다행히 평소에 열심히 한 등 운동 덕분인지 금방 적응하고 올라갈 순 있어 재밌었다. 하지만 단순히 근력만 좋다고 잘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확실히 기술이 필요하겠구나 느꼈다. 어느 정도 정복감과 성취감도 주고, 체력적으로도 도움을 느껴,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3.5 여행 및 문화생활

문화 자산을 많이 쌓아가는 것도 일종의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2023년에도 최대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기 위해 애썼다.

3.5.1 여행

오사카 여행 중 도톤보리 글리코상 앞에서 촬영한 사진

오사카 여행 중 비 오는 밤거리에서 촬영한 사진

여름에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 일본 여행은 후쿠오카 다음으로 두 번째였는데, 여러모로 일본은 내가 여행하기 좋아하는 나라라고 다시금 생각을 했다. 풍경과 문화, 음식까지 마음에 들고 좋은 사진도 많이 남겨와서 행복한 여행이었다.

가평 빠지 여행 중 촬영한 사진

김포 근교 카페 여행 중 촬영한 사진

사천 여행 중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촬영한 사진

제주 여행 중 촬영한 사진

국내 여행도 자주 다녀오려고 노력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빠지도 가평으로 가보고, 여유로운 주말이면 근교 카페도 놀러 가곤 했다.

3.5.2 문화생활

김세정 콘서트 관람 당시 촬영한 사진

김동률 콘서트 오프닝 전 촬영한 사진

김세정과 김동률이라는 사람의 콘서트를 다녀왔다. 누군가가 만든 컨텐츠 제작물에 대한 총합을 보는 일은 항상 즐거운 일인 것 같다. 보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쏟는 시간과 가격이 아깝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좋은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몇 개월에서 몇 년을 걸쳐 준비하고, 앉은 자리에서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참 황홀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상하게 난 이런 콘서트를 볼 때마다 이들처럼 열심히 살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크게 받곤 한다. 가수가 될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요즘은 티켓팅이 힘들어서 원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가는 것이 어렵지만, 어떻게든 1년에 한 번씩은 콘서트를 경험하고 싶다.

KBS 교향악단 오케스트라 공연

2023년도 역시 오케스트라 공연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항상 오케스트라 공연을 볼 때면 가슴 깊은 울림 덕분인지 눈시울이 붉어진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확실히 겨울의 설렘을 보답하고, 한 해를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3.5.3 고급 음식점 경험

2022년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좋은 음식점을 많이 다녔다.

생파스타 코스 요리 전문점 시멘트 한남

생파스타 코스 요리 전문점인 '시멘트' 한남점을 다녀왔다. 생파스타는 처음 먹어보는 터라 생소하고 식감도 특이했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우마카세 전문점 한우물

'한우물'은 저렴한 우마카세 전문점으로 유명한데,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구성과 맛뿐 아니라 분위기까지 훌륭했다.

와인바 십분의 일

올해 가장 자주 간 '십분의 일'이라는 와인바이다. 브랜딩 수업 때 접해서 경험해 본 후로 자주 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에 가격도 저렴해서 좋다. 직장인 친구 10명이 십시일반 해서 차렸기에 십분의 일이라는데, 스토리도 참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소 구이 코스요리 전문점 우시야

생일 당일 소 구이 코스요리 전문점인 '우시야'를 방문했다.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우설이라는 소 혀 부위는 처음 먹어봤는데, 제일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대게나라 강남점

크리스마스에는 음식점 예약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경쟁률이 덜한 대게로 정했다. 이왕 먹는 거 제대로 먹어보고 싶어서 강남의 '대게나라'를 방문했다. 사실 수산시장에서 먹는 것과 큰 차이는 없지만, 분위기도 좋았고 와인을 곁들이는 것은 처음이라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

음식점은 아니지만 좋은 기억이기에 이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공간을 대여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누군가의 공간을 빌려 즐길 수 있음이 감사했고, 편하면서도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3.6 컨퍼런스

2023년은 업무와 관련된 컨퍼런스를 2회 참석했다.

2023 AWS Summit Seoul

AWS에서 주최하는 Summit은 코로나 시절 온라인으로만 참석해 봤는데, 경험 삼아 처음으로 오프라인 컨퍼런스에 참석해 보았다. 그 크기에 놀랐고, 이렇게 많은 개발자가 모여있음이 신기했다. 물론 자사 서비스를 홍보하는 컨퍼런스라고는 하지만, 그 많은 인원에게 점심 식사까지 제공하는 걸 보곤 아마존의 클라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좋은 강연도 많았지만, 듣고 싶은 세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줄을 지속해서 서거나, 인원 수 제한 때문에 입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에,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처음 참석해 보았기에 좋은 경험이 됐고 배운 것도 많지만 하루 종일 경험해 보니 기가 빨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힘들었던 기억이 크다.

트렌디어뷰티 THE RISING 2024: 글로벌로 떠오르는 스몰 브랜드

트렌디어라는 회사에서 주최한 뷰티 트렌드 컨퍼런스에도 참석했다. 회사에서 제품 및 브랜드 인사이트를 위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나로서, 이 컨퍼런스를 통해 얻을만한 것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러 회사에서 연사로 참석해서 유용한 강연도 많았고, 분석한 내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많이 얻은 것 같다. 그리고 떠올랐던 약간은 주제넘은 생각은, '내가 개발한 툴이 훨씬 정확하겠는데?' 였다. 정확하고 유용한 데이터를 위해 굉장히 오랜 시간을 쏟았기에 들 수 있었던 자신감 넘치는 생각인 것 같다.

4. 기억에 남는 일

개발과 계발 토픽에 포함되지 못한, 기억에 남는 일도 기록해 보고자 한다.

목 디스크 판정: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높인 사무실 모니터

2023년 초, 개발자와 현대 직장인의 고질병인 목 디스크를 판정 받았다. 나름 꾸준하게 운동하고 자세도 올곧게 생활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어느 날 날갯죽지 쪽이 갑작스레 찌릿하길래 며칠간 목을 못 돌려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완전한 일자형 목이었고, 디스크가 많이 닳아 있었다. 목 디스크 판정을 받아 일주일간 물리 치료를 통해 증세는 크게 호전시켰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무실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올리고 항상 목디스크에 좋은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준다. 젊은 나이에 아파보니 다들 건강할 때 디스크 관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택근무 종료:

딱 입사 1년 만에 재택근무 제도가 종료됐다. 사원들의 더욱 높은 몰입이 목적이겠지만, 확실히 재택근무를 누리다가 풀 타임 사무실 근무로 바뀌니 내 삶의 양식에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이다 보니, 일주일에서 6시간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금세 적응하고 출퇴근 시간에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하는 등의 자투리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자 노력했다. 또한 팩트인 건, 확실히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면 몰입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일의 퀄리티나 작업량도 많이 느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저 불편함에 의해 나쁘게만 볼 순 없을 것 같다.

사내 새로운 패션 브랜드 론칭:

2023년은 회사에서 새로운 패션 브랜드가 론칭된 해이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없진 않았기 때문에 패션 브랜드 론칭에 굉장히 설렜던 기억이 있다. 새로 오신 패션사업팀장님과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많아 친해지기도 했고, 매 시즌 출시되는 옷들이 전부 내 스타일임과 동시에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브랜드에 푹 빠졌다. 실제로 월급을 타면 우리 회사 옷을 사는 일에 돈을 탕진하곤 한다.

2023 S/S 시즌 컨텐츠 촬영 지원

단지 사원이라는 이유로 컨텐츠 촬영을 지원해 드릴 좋은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잘나지 않은 내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느끼고, 처음 경험해 보는 일투성이다 보니 흥미롭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매 시즌 화보 촬영 전에 착장 시안을 구성하는 것을 피지컬로나마 도와주고 있다. 조금이나 기여한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무신사 스태프 스냅에 업로드된 사진

어렸을 적, 단순히 스트릿 포토그래퍼에게 패션 사진을 찍혀 무신사 스냅에 올라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 상상 내지 꿈이 이번 기회로 이루어졌다. 사실 판매 부스팅을 위한 스탭 스냅이지만, 무신사 스냅에 업로드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여러모로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다.

인스타그램 협업 광고:

인스타그램 협업 광고 중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 피드

2023년에는 좋은 기회로 인스타그램 협업 광고도 세 차례 진행했다. 아무래도 내 인스타그램에서는 개인적으로 잘 꾸며진 사진, 운동 인증 사진 등을 올리다 보니, 남성 화장품 혹은 다이어트 보조제 등의 아이템을 진행했다. 팔로워가 그리 많지도 않고, 영향력도 크진 않을 테지만 협업을 제안해 주는 회사에 고맙기도 했고, 다른 회사의 마케터는 어떤 식으로 인플루언서와 컨택하여 협업을 하는지에 대한 면모도 살짝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아직은 사적인 공간인 듯한 개인 인스타그램은 브랜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광고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헛되이 운영하진 않았구나 싶다.

전세 사기:

집 주인의 전세금 미반환 건으로 살면서 처음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마 2024년까지 이어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일을 겪으며,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돈과 에너지를 비축해 놓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또한 현재 날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전적인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첫 계약 당시 조금만 조심했다면 피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심각하게 낙천적이었던 과거의 나에 대해 반성했다. 세상에 대가 없는 물질 제공은 없다는 것을 염두하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계발과 개발에 최적화된 집 인테리어 변경

회사와의 거리가 먼 탓에 하루빨리 회사 근처로 이사 가고 싶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이사를 못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듯, 어떻게든 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 까지 버틸 마인드셋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첫 피드백 세션:

회사에서 제품전략팀 팀장님의 요청으로 첫 피드백 세션을 가졌다. 2023년 동안 가장 협업을 많이 했기에, 서로가 협업을 함에 있어서의 피드백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사실 매서운 피드백이 두려웠지만,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여러모로 좋은 점들만 말씀해 주셨고, 나도 내가 생각하는 피드백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정말 말을 안 해주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을 체감했다. 덕분에 객관적으로 날 판단할 수 있었고, 이후 좀 더 메타인지가 되어 더욱 자신감을 가진 채 프로젝트에 임할 수 있었다.

틱톡 라이브 크리에이터:

연말쯤, 크리에이터인 동생의 추천을 받아 틱톡 라이브 크리에이터 생활을 약 2주간 진행했다. 나는 직장인이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매일 아침 5시 반에 기상해 방송을 준비한 뒤, 6시부터 8시까지 방송하는 생활을 진행해 봤다. 물론 후원금은 잘 들어왔던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고정 팬까지 생기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2주만 경험하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제대로 된 컨텐츠가 없이 소통만 하는 것과, 어쩌면 도파민만을 강력하게 공략한 틱톡 안의 '매치'라는 컨텐츠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후원받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아주 달랐다. 또 직장 생활과 병행하기가 매우 피곤하고 힘들었다. 삶 전체적으로 생기를 잃고 후원에 의한 도파민만 좇는 날 보고 과감하게 그만뒀다.

한 외국인 팬의, 날 기다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바닷가에 내 이름을 적어 보낸 사진

그 당시 생겼던 팬들에게는 굉장히 미안하기도 하다. 최근엔 바닷가에 내 이름을 적고 날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도 받았다. 이런 팬들이 그립기도 하고, 돈을 쓸어 담는 주변 크리에이터들을 보며 종종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도 엄습한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항상 상기하며, 현재 나의 목표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 플랫폼에 맞는 컨텐츠만 생산할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갈 의향도 있고, 시작해 본 것 자체가 참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5. 마무리

난 항상 추진력이 좋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인지 2023년을 돌아보면 정말 벌여놓은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만큼 매듭짓지 못한 일도 많다고 느낀다. 요즘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꾸준함'이다. 어쩌면 추진력도 좋은 능력이지만, 항상 꾸준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이제는 벌여놓은 일을 매듭짓거나 이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회고를 작성하는데에 참 오래도 걸렸다. 다른 사람들은 몇 시간 만에 뚝딱 간단하게 작성하고 업로드하던데, 난 왜 이렇게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중간중간 다 지우고 간략하게 적을까 하는 마음도 자주 들었지만, 최고 독자일 미래에 볼 나를 위해 꾸역꾸역 써냈다. 초고부터 퇴고까지 약 2주가 걸린 것 같다. 사실 진득하게 앉아서 작성하지 않고, 출퇴근 중이나 점심시간, 퇴근 후 짬 날 때 작성했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린 것도 있는 것 같다.

다 적어 보니 정말 큰 성장이 있었던 2023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군대를 전역하기 전 불안감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컸지만, 전역 후의 1년 1년이 알차게 채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 진심으로 나의 2024년은 더욱 기대된다. 목표와 계획 메커니즘이 세팅되었고, 이젠 확실하게 좇고 싶은 가치가 생겼다. 부디 개발과 계발에 관련된 여러 가지 컨텐츠를 많이 공유하고 그사이에 배우는 것도 많길 바라본다. 수고했다.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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